괴작들

내가 탭소닉탑을 좋아할 수 없는 이유 TOP 5

박 사서 2021. 9. 24. 23:33

 

 

 

탭소닉을 아는 사람은 이 땅에 널렸다만 그 탭소닉의 후속작인 탭소닉탑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도 어렸을 때 아는 형 폰으로 탭소닉 켜서 김삼순 ost 감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탭소닉이 섭종했음은 물론이거니와 그 후속작인 탭소닉탑도 망해가는 때라고 생각하니까 역시 10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싶다. 

 

그렇다. 탭소닉탑은 모든 면에서 전작보다 못한 게임이다. 

전작에서 즐길 수 있었던 곡들을 다 옮겨온 것도 아니고 게임 내에 그렇게 깔아놓은 캐릭터 간 벨런스가 제대로 잡혀있는 것도 아니며 업데이트 역시 사실상 중단된지 오래다. 

무엇보다 이 게임에서 아쉬운 건 그 캐릭터들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했어야 되는 스토리다. 

이게 게임 자체가 똥겜이어서 스토리도 덤으로 까이는 것과는 다르다. 

캐릭터마다 있는 프로필, 거기에 묘사되는 게임 설정 등 내부 여건도 좋았는데 엉망으로 만든 것. 

해서 이번엔 탭소닉탑 메인 스토리가 망작인 이유 다섯 가지만 들어보겠다. 

 

 

 

 

 

 

 

 

 

 

 

 

 

 

 

TOP 5 플레이어블 캐릭터들 모두를 등장시키지 않음 

 

 

2파트 줄거리가 워낙에 처참해서 그리 부각되는 대목은 아니다만 이것도 만만치 않다.

플블캐들 머릿수는 원년 멤버들만 70은 넘게, 그것도 2성 이하로는 디자인까지 우려먹어가며 채워놓고 정작 메인 스토리에 나오는 플블캐들은 하이틴 4명, 페어리 오브 스타 4명, 도로시 밴드 4명, 라즈베리 파이 4명, 잭스펙터 시리즈 셋 중 둘, 오피시, 마티토마티, 유진, 혁, 발렌타인, 카론, 도밍고가 전부다. (지니는 기계다만.)

작중 언급으로만 나오는 플블캐들도 마이티잭슨과 슬래셔뿐. 

희곡이나 만화에 비유하자면 등장인물 일람에 실린 10명 중 5명 이상이 본작에 안 나온 셈이다! 

그나마도 오피시는 초반에 아노킨 일당이 하이틴을 노리고 있음을 알려준 뒤 더 이상 안 나왔고, 도밍고는 아노킨의 제이 아빠 코스프레에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만 보여줬고 도로시 밴드, 라즈베리 파이, 발렌타인, 카론 등도 거의 단역에 가깝다. 

 

레나가 조교시켰다는 설정이 있는 민이, 체르니를 라이벌로 여기는 미스틱 등 쓰일 여지가 있는 캐릭터들이 널린 마당에 도대체 왜 이런 녀석들을 전부 쓰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특히 잭스펙터S는 3대 중 혼자만 TSGP 사회를 못 맡아서 나올 수 있었는데 안 나왔단 게 더욱 부각된다. 

요약하자면 탭탑 스토리는 플블캐들을 앞세운 이야기로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할 수 있겠다. 

 

 

 

 

 

 

 

 

아련...

 

 

 

 

 

 

TOP 4 분량 

 

 

이렇듯 성의없기 짝이 없는 비중 배분은 사실 2파트가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예고되어 있었다. 

1파트는 하이틴이 TSGP 참가 자격을 따고 출전하기 직전에 매진할 수밖에 없고, 2파트는 하이틴 경기 및 내적 갈등 봉합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보니 하이틴 4명을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블캐들 묘사 부족은 필연이기도 했다는 것. 

2파트 스토리를 왜 그렇게 짰냐보다도 의문인 건 왜 1.5파트를 안 만들었냐 아닐까? 

왜 하이틴 정도를 뺀 모든 플블캐들이 나오는 스토리를 따로 만들지 않았을까? 

올해부턴 신캐도 아예 안 내고 있어서 게임 내 캐릭터들을 모두 등장시키기가 불가능했던 것도 아니고 2020년 3월에 메인 스토리를 완결낸지 한 달도 안 돼 디제이맥스 콜라보 에피소드를 낸 양반들에게 다른 플블캐들 스토리 짜기가 그리 어려웠을 리도 없다. 

애초에 게임 스토리란 걸 왜 만들겠는가. 플레이어블캐들 프로필만으론 부족하니까 만드는 거지. 

 

 

 

 

 

 

 

 

 

 

 

 

신캐 출시도 스토리 업데이트랑 병행해야지 그냥 찍어내기만 하면 빛 좋은 개살구

 

 

 

 

 

 

TOP 3 설정과 따로 노는 스토리 

 

 

1파트부터 이런 모습들이 더러 보인다. 체르니가 세나보다 나이 많다는 언급도 그렇고 (다만 이 묘사는 2파트에서 정정되었다. )애초에 세나가 하이틴에 몸담고 있는 것도 자연스럽다고는 못 한다. 프로필엔 세나가 걸그룹 방글스의 서브보컬을 맡고 있으며 이러이러한 평판을 받는다고만 실려있을 뿐 방글스를 나갔음을 암시하는 묘사가 단 한 마디도 없다. 

이러다 보니 프로필과 스토리를 번갈아 보면 이 둘을 진짜 한 사람이 짜긴 한 건지 의심될 지경이다. 심지어 하이틴의 리더인 제이는 마음속으로 도밍고가 아빠라 여기고 보답을 해주려 노력 중이란 설정이 생부를 찾는다는 설정으로 와전되어 하이틴이 TSGP에 떨어지는 데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TOP 2 상대팀 악재 남발 

 

 

앞서 본 플레이어블캐들 스무 명 정도만으로 스토리를 잘 짠 것도 아니다. 

당장 이 게임의 주인공들인 하이틴이 자력으로 이겨낸 경기가 거의 없다. 

페어리 오브 스타와 본선 1차전 떴을 땐 아노킨 일당이 하이틴을 방해한 게 역효과를 내서 이겼고 

도로시 밴드와 본선 2차전 떴을 땐 지크가 관객이 들고 있는 닭다리에 홀려 실수해서 이겼고 

카론과 본선 3차전 떴을 땐 발렌타인이 현혹의 향기를 뿌려서 관객들을 기절시킨 걸 카론에게 뒤집어씌워 이겼다. 

 

게다가 이 경기 관련 스토리보다 훨씬 구상해내기 어려운 하이틴 내적 갈등 봉합은 또 잘한 편이다. 

이제부터 소개될 엔딩에 완전히 묻혀버렸을 뿐... 

 

 

 

 

 

 

사실 탭소닉탑 역사상 최악의 XXX는 이 녀석 아닐까

 

 

 

 

 

TOP 1 아노킨&오희수 

 

 

사실상 아노킨이 탭소닉탑 스토리가 망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놈이다. 

일단 네오 스튜디오 소속이고 하이틴이 TSGP에 떨어지길 바라는 악당인데 네오 스튜디오는 하이틴에게 TSGP 참가 자격증을 준 회사다. 탭소닉탑 스토리 짠 사람이 누군지 알 길은 없으나 분명한 것은, 한 게임의 스토리 2파트 각본 짜는 양반이 1파트 각본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놈이 안 그래도 2파트부터 뜬금없이 진짜 아빠 찾는 제이 앞에서 진짜 아빠인 척하며 경기에 나가지 말라고 압박해 하이틴이 TSGP에 떨어지는 데 엄청난 영향을 줬으니 기가 찰 노릇. 

강조한다만 애초에 제이가 자기 생부를 찾는다는 게 작위적이기 짝이 없다.

제이가 2파트 내내 자기 생부를 찾으면서 보여준 모습은 마음속으로 도밍고가 아빠라 여기는 모습이 절대 아니다.

 

 

아니 애초에 어느 누가 자기 아빠를 그분이라고 부르냐고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탭소닉탑 스토리는 어쩌다 이렇게 끝났을까? 

 

① 2파트부터 작가가 바뀌어서 

② 각본 자체는 끝까지 한 사람이 짰는데 그 사람이 무능아거나 2파트에 이르러 역량이 바닥나서 

③ 회사 또는 제3자의 외압을 받아서

 

탭소닉탑 스토리를 PD 혼자서 짰는지 스토리 담당이 PD와 함께 짰는지 알 길도 없으나 탭소닉탑 스토리가 이렇게 끝난 이유는 이 셋 중 하나로 대강 설명되리라. 

 

 

 

 

P. S. 

 

▼ 덤 

 

 

 

미회수 떡밥 甲.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