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백과사전의 상징, 위키백과.
2002년에 한국어판까지 생긴 이래 우리나라 사이트도 아니면서 우리나라 인터넷 사전들 중 독보적 맏형을 맡고 있다.
물론 나무위키가 위키백과보다 많은 분야를 다루는 사이트다만 그 동네도 서서히 썩어가고 있다.
일베보단 낫다만 실제 인물이나 단체에 관해서만 문외한인 정도를 넘어섰다.
이처럼 특정 사전에 개나 소나 실려있어도 안 된다만
위키백과는 이와 정반대로 알아보기 귀찮아서 이러나 싶을 정도로 다루는 정보의 폭이 좁다.
문서 훼손, 내용이 사실과 다른 문단 등 뚜렷한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없는 문제점들도 많다만
이번 글에서는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는 한국어 위키백과의 문제점들 다섯 가지만 얘기해 보겠다.
1. 문서 제목 뒤에 딸려있는 괄호 관련
어떤 문서 제목 뒤에 괄호를 친 게 자주 보이는데 이건 동음이의어인 다른 문서랑 구분하기 위해 붙이는 거다.
예를 들어 박성준이라는 사람이 여러 명 있으니까 박성준 (1969년), 박성준 (1986년) 이런 식으로.
문제는 그 괄호 안에 드라마, 정치인 같은 단어를 넣은 것도 심심찮게 보인다는 것.
곤봉처럼 정확히 언제 세상에 나왔는지 알 수 없는 건 괄호 안에 붙여도 괜찮은데
특정 단체나 인물처럼 언제 나왔는지 뚜렷한 것을 다루는 문서 제목 뒤에 어떤 단어를 넣으면 안 된다.
그런데도 위키백과에는 제목 뒤 괄호를 이렇게 친 유형이 최소 세 가지나 된다.
1-1. 특정인 (특정 직업)
특정인을 다루는 문서 뒤에 직업 이름을 붙인 것들이 자주 보이는데
특정인을 다루는 문서 제목 뒤에 그 사람의 직업을 붙이면 안 된다.
예컨데 이름이 김성원인 신학자도 몇 명이나 있을 수 있기 때문.
그러니 특정인 문서는 김성원(1936년 1월 2일), 김성원(1984년 6월 14일) 이렇게 지어야 된다.
1-2. 영화나 드라마 같이 언제 제작됐는지 뚜렷한 작품 (특정 메체)
특정 작품도 마찬가지다.
제목이 아저씨인 영화도 이거 말고 또 나올 수 있다. 지금까지 안 나와서 그렇지.
따라서 영화나 드라마 제목이 이미 있는 단어나 작품과 겹치면 그 작품 문서를 ???:0000.00.00 이렇게 만들어야 된다.
예컨데 앞서 말한 아저씨는 아저씨:2010.8.4로. 1970년에 만든 드라마 아씨는 아씨:1970.3.2로.
다만 옛날에 만든 작품을 리메이크하거나 리마스터한 것은 이와도 다르게 불러야 된다.
앞서 말한 아씨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는 아씨:1970.3.2 (1997년 10월 11일) 이런 식으로 말이다.
1-3. 특정 단체 (???, 0000년)
특정 단체 문서의 경우 심하면 위와 같이 난장판이다.
단체 이름 뒤에 그 단체의 국적만 표기한 것부터 그 단체의 국적과 설립연도가 동시에 표기되어 있는 것까지 있다.
이때도 그냥 단체 이름 뒤에 설립된 날짜만 괄호 안에 넣으면 된다.
응? 그렇게만 표기하면 농협 같은 건 어느 나라 건지 어떻게 구분하냐고?
그걸 설명하기 위해 자동완성에 올라오는 문서 제목 아래 회색으로 설명해놓은 게 있잖던가.
왼쪽에 사진까지 붙여놓으면 금상첨화다.
2. ~에 대한 비판 (* 관련) 문서 부족
위키백과에도 특정인 비판과 논란 문서들이 여럿 있는데
문재인에 대한 비판의 경우 그걸 또 대통령 취임 전과 대통령 취임 후로 나눠서 신랄하게 까고 있다.
아, 물론 비판 문서를 몇 개로 나누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건 아니다.
문제는 위키백과에서 이렇게 까이는 사람이 문재인뿐이라는 것.
대통령 취임 전이랑 대통령 취임 후로 나눈 것에도 문제가 있는 게,
두 문서의 문단들 개수 총합은 10개로 조선일보 비판 문서 문단들 개수(17개)보다 적다.
별도의 문서로 나눌 만한 거라고 해봐야 대통령 취임 전 것들만 20개에 가까운 북한&안보 관련 문단들뿐이다.
그런데 정작 이명박 비판 문서는 대통령 취임 전과 대통령 취임 후로 나뉘기는 커녕 하위 문서 하나 없다!
이게 말이 되는가? 사실 비판 문서를 몇 개로 나누기 자체가 되게 조심스러워야 되는 요소다.
자칫하면 그 사이트 문서의 정확성이 퇴색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비판 문서를 이 시점 이전과 이후로 나누길 최대한 피해야 되고 웬만해선 (그 외), (* 관련)으로 나눠야 된다.
예컨데 문재인에 대한 비판 (북한&안보 관련), 이명박에 대한 비판 (그 외) 이런 식으로.
아니, 정 문재인의 대통령 취임 후 행적에 대한 비판 문서를 만들고 싶으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만들면 된다. 다른 대통령 문서들 안에도 마찬가지로 * 정부에 대한 비판이라는 문서를 새로 만들어야 되고.
3. 엉망진창인 평가 및 논란, 비판, 비판과 논란, 사건 및 사고 분류 기준
위키백과엔 앞서 얘기한 비판과 논란, 비판 문서 말고도 논란, 평가 및 논란, 사건 및 사고 문서도 있는데.
그 중 특정인 비판과 논란, 비판, 문서는 주로 우리나라의 대통령들 것이다.
아니, 이런 문서들 거의 절반 정도는 우리나라 대통령 비판과 논란 문서다.
뭐...다른 대통령들 비판 문서는 비판인데 박정희 거 하나만 평가 및 논란이란 건 둘째치고
비판과 논란, 비판, 평가 및 논란이란 제목이 어울리지 않는 문서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 유형에도 역시 대략 세 가지가 있다.
3-1. 제목은 ~에 대한 비판인데 내용은 ~에 대한 비판과 논란인 경우
뭐 어떻게 보면 이건 진짜 사소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비판, 비판과 논란은 그 어조가 서로 비슷하면서도 엄연히 다른 말이다.
비판은 그 비판받는 대상의 약점, 분명히 저질러놓고도 반성하지 않는 잘못만을 뜻하고
비판과 논란은 약점과 저질러놓고도 반성하지 않는 잘못 말고도 사건사고, 의혹, 저지르고 사과한 잘못까지 다 아우른다는 느낌이 세다.
3-2. 제목은 비판과 논란인데 내용은 사건 및 사고 또는 논란인 경우
비판과 논란이 그 인물이나 단체의 허점, 잘못을 다룬다는 느낌이라면
사건 및 사고는 말 그대로 그 단체나 커뮤니티 사이트를 빠는 사람들이 터뜨린 사건사고라는 느낌이다.
굳이 이보다 쉽게 얘기하자면 비판과 논란은 주로 생산자의 과실을 다룬단 느낌이고
사건 및 사고는 주로 소비자의 과실을 다룬단 느낌이다.
3-3. 제목은 비판과 논란인데 내용은 평가 및 논란인 경우
내용이 평가 및 논란인데 비판과 논란이란 제목을 붙이는 것도 문제.
비판과 논란은 말할 필요도 없이 부정적인 평가를 중심적으로 다룬단 느낌인 반면
평가 및 논란은 그 사람이나 단체가 받는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를 모두 다룬단 느낌이 세다.
4. 지나치게 길거나 제목과 내용이 따로 노는 몇몇 문단
앞서 본 비판 문서 부족도 이 문제점에서 파생된 것이다.
비판, 비판과 논란, 사건 및 사고 같은 문서의 문단이 길기도 하지만
그냥 특정인 문서의 문단이 지나치게 길거나 제목과 내용이 따로 노는 문단도 있다.
이것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설명하겠다.
4-1. 특정 문단이 지나치게 길쭉한 경우
가장 흔히 보이는 유형이다. 생애 문단이 지나치게 긴 경우도 있고, 논란 문단이 지나치게 긴 경우도 있다.
김대중 문서를 예로 들자면 정치 활동 등 대통령 취임 전 내용이 너무 길어졌다.
이런 식으로 김대중 대통령 취임 전 얘기를 할 게 많으면 김대중 대통령 취임 전이란 문서를 따로 만들면 된다.
사실 어떤 문단이든 그 안에 있는 문단들 개수가 9개를 넘었으면 별도의 문서를 따로 만들어야 된다.
4-2. 제목과 내용이 아예 따로 노는 경우
이언주 문서의 의정활동 문단은 의정활동 문단이긴 커녕 논란 문단인지, 생애 문단인지 분별이 안 될 정도로 개판이다.
다만 이런 문서는 그리 흔하지 않다.
4-3. 제목과 내용이 따로 노는 정도는 아니다만 엉뚱한 문서가 본문인 경우
엉뚱한 문서가 본문인 문단들도 있다.
그 중 문화체육관광부의 논란 문단 제목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논란인데 본문까지 최순실 게이트로 해버렸다.
최순실 게이트로 그게 드러나서 문화체육관광부도 덤으로 까였단 건 맞다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논란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다.
5. 줄거리 문단과 작중 행적 문단의 특정 작품 스포일러&줄거리 문서와 작중 행적 문서 부족
나무위키가 누가 만들어낸 작품들에 관해선 빠삭하나 실제 인물이나 사건에 관해선 문외한이라면 위키백과는 반대로 실제 인물이나 사건에 관해선 빠삭하다만 누가 만들어낸 픽션들에 관해선 문외한이다.
일단 위키백과엔 나무위키처럼 이 문단에 스포일러가 있다고 알려줄 방법이 없어서 가령 어떤 영화 문서에 줄거리 상세히 적어놓은 걸 보고 스포당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이와 정반대로 작중행적 문단이 빈약한 문서들도 있다.
다음은 라이트닝 맥퀸 문서의 카3 작중행적 문단이다.
다음은 한국 애니메이션 터닝메카드의 등장인물인 이소벨 문서.
위키백과의 어두운 면이래도 좋을 정도인 취급이다.
이런 식으로 특정 작품의 등장인물 작중 행적을 어딘 대충 썼거나 아예 안 쓴 문서들이 널려있다.
천하의 위키백과도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두를 다룰 수 없으니 문서가 없는 건 그렇다 쳐도 있는 문서는 제대로 써야 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위키백과에도 줄거리, 작중 행적 문서가 따로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러니까 이놈들 시스템이 딸리는 게 아니다.
줄거리, 작중 행적처럼 작품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것들은 죄다 별도의 문서로 따로 만들어야 되고
특정 등장인물 문서에는 인물 설정, 영향, 등장 작품 목록, 연기한 배우나 성우 정도만 실려있어야 되며
영화 문서에는 등장인물 목록, 설정, 제작진, 배우진or성우진, 제작, 흥행, 영향, 파생작 정도만 실려있어야 된다.
다만 이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이미 만들어낸 문서들을 고치기는 물론이거니와 그동안 만들지 않은 작품들 줄거리 문서들이랑 특정 등장인물 작중행적 문서를 그야말로 쏟아내야 되니 위키백과에서 가장 고치기 어려운 문제점이긴 하겠다.
사실 위키백과 문서도 사람이 만드는 거다 보니 완벽할 순 없다만 그걸 감안해도 빈약한 몇몇 등장인물 문서들 만들 역량을 실존 인물이나 단체, 작품 줄거리 문서 만드는 데 쏟아부었으면 이렇게까지 후지게 보이진 않았을 텐데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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