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영화 후기 시리즈 (閉)

박 사서의 영화 후기집: 카 1, 2, 3편 리뷰

박 사서 2021. 2. 21. 19:25

※ 2020년에 쓰인 제 이전 블로그 글을 리뉴얼한 글입니다.

 


 

 

카 1 

 

감독 존 래시터
제작사 디즈니&픽사
장르 스포츠
분량 약 2시간
평점
추천도
한줄평 우리 마음 속 영원한 근본.

 

 

 

이 영화만큼 시작부터 폼 잡은(...) 값하는 작품도 드물겠지 싶다.

일단 소재나 미국 풍경 고증은 뭐 말할 필요도 없고

주인공 맥퀸 이하 캐릭터들, 특히 레디에이터 스프링스 조역들 하나하나가 매력있다. 

셀리나 허드슨이 독보적으로 중요하면 중요했지. 

그 셀리와 허드슨이 전하는 작품의 주제도 명확하고, 레이싱 연출도 출중하고, 심지어 결말도 감동적이다. 

진짜 픽사를 대표하는 치유물이라기에 손색이 없다. 

 

굳이 비판요소를 꼽자면 작품 속 경찰 묘사가 다소 빈약하다는 것 정도. 

레디에이터 스프링스 주민들 중 딱 한 녀석만 설정상 경찰이라는 것도 그렇고 그냥 마을 주민들끼리 자기들 도로를 망가뜨린 맥퀸을 어찌할지 의논하는 게 재판으로 묘사된 것도 그렇다. 

물론 이 정도는 정말 딱 맥퀸이 레디에이터 스프링스에 처음 왔을 때만 거슬리고 설사 그렇지 않아도 본편이 아닌 세계관의 결점이라고 해야 된다. 

말 나온 김에 이 얘길 좀 더 하자면 카 세계관 속 자동차들 중 맥퀸 같이 미간이 없는 캐릭터들이 절대적으로 많다.

이 녀석들이 자동차여서 망정이지 인간인 캐릭터 디자인을 저렇게 했으면...크흠.

 

 

 

 

 

 

 

 

카 2 

 

감독 존 래시터 
제작사 디즈니&픽사 
장르 스파이 스릴러
분량 약 1시간 반
평점
추천도
한줄평 가볍게 스킵하자.

 

 

 

 

 

과장 좀 보태자면 픽사 암흑기의 시작

선수들 담당일진 둘에게 털린 미국 첩보원도 메이터가 첩보원 대리로 활약하기 위해 소모된 느낌이 세다

물론 해당 세력이 세다=해당 세력에 가세한 개개인이 세야 된다는 건 아니다만 미국 첩보원은 맥미사일과 함께 첩보원들을 이끄는 역할이다. 그런 녀석이 달랑 권총 한 자루만 호신용으로 쓴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 

 

이렇듯 미국 첩보원 자체가 너무 약하게 나오긴 했는데 본편의 액션신 연출이 어설픈 면도 있다. 

미국 첩보원은 선수들 담당일진 둘이 들이닥치기 직전에 거울이나 쳐봤고 선수들 담당일진 둘은 총까지 쓰는 미국 첩보원을 제압하는 데 그 어떤 무기도 쓰지 않았다

화장실에 제일 먼저 들어온 메이터도 잡담으로 시간을 벌어준 마당에 맥미사일 일행이 너무 늦게 왔다는 식으로 묘사되기까지 했으니 황당할 수밖에 없다. 

 

메이터가 본편 내내 보인 그 나사 빠진 모습들은 그냥 노답. 

물론 흑막이 지 발 저린 것도 있고 맥퀸도 메이터가 맥미사일을 따라가기 전까지는 이를 잘 지적했다.

하지만 메이터가 맥미사일을 따라가며 남긴 편지를 본 뒤부터 갑자기 자기가 메이터를 너무 갈궜단 자책만 했고 중후반엔 맥퀸더러 왜 친구한테 딴 녀석이 되라고 강요했냐는(...) 황당한 목소리도 나왔다. 

 

그나마 전체적으로 잘 짜인 악당 세력이 타락한 이유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본편 속 악당들은 신형 차들의 푸대접에 타락한 구형 차들이다. 

이를 암시하는 떡밥까지 작품 곳곳에 잘 뿌린 편이고, 뒤에 본편 흑막도 세상이 자기 같은 구형 차들을 푸대접한다는 연설을 메이터 앞에서 했는데 이 설정마저도 그 메이터가 막판에 악당들을 설득하며 돈 얘기를 꺼내 흐지부지되어 돈 때문에 이런 것으로 나와버렸다.  

선수들 담당일진들에게 털린 진짜 미국 첩보원은 작가가 메이터를 편애한다는 방증이고 이 장면은 작가가 각본을 못 쓴다는 방증이라 하겠다. 

의외라면 이때 허드슨을 죽인 것도 카3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 정도. 

 

 

 

 

 

 

 

카 3 

 

감독 브라이언 피
제작사 디즈니&픽사 
장르 스포츠
분량 약 1시간 반
평점  
추천도
한줄평 "내가 바로 스피드! 마지막은 내가 정한다!"

 

 

 

카1의 공식 속편은 카2다만 이걸 끝까지 제대로 보면 안다. 이게 카1의 진짜 속편이라는 걸. 

특히 전작들에 비해 초반부를 잘 만들었다. 카2와 달리 맥퀸이 다시 주인공 자리를 꿰차서 그런 게 아니다.

그냥 시작부터 맥퀸이 훈련받기 직전까지 일어난 일들이 정말 카1 이후에 있음직한 일들이다. 

 

물론 중반부나 결말을 못 짠 편이거나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맥퀸이 초반부에 그렇게 구르는 모습이 독보적으로 인상깊었다는 거지, 크루즈가 진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과정도 잘 짜였다. 

레이서가 꿈이었는데 포기하고 대기업 사원이 됐다는 언급 등 떡밥도 잘 뿌린 데다 같이 훈련받으며 맥퀸과 대등한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거기다 엔딩 크레딧에 에필로그 격으로 일러들이 줄줄이 나왔는데 이것도 뒷이야기라는 느낌을 제대로 주니 그야말로 카1을 넘어선 명작...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본편에도 다소 아쉬운 면면들이 보인다. 

 

단역으로 나오긴 했다만 칙 힉스가 TV에 나와 재기에 성공했다. 

카1처럼 결말에 와서 이 녀석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면 모를까 그냥 단역 취급해서 용서받았다는 느낌이 있다. 

또 사실상 세계관 최강자에 가까운 잭슨 스톰을 너무 쉽게 따라잡았다는 생각도 들고 

번역이 잘못한 거다만 식상하게 새로운 도전이란 부제는 왜 지어줬는지 원...

사실 이 정도면 그냥 웃어넘겼겠다만 본편이 확실히 카1보다 못 만든 게 딱 하나 있다. 

바로 마지막 레이싱. 보면서 레이싱하다 이럴 수가 있나...? 

란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스톰과 결판을 내기 직전에 그랬으면 좀 더 매끄러웠을 텐데... 

물론 마지막 레이싱으로 보여준 본편의 결말 자체는 잘 짜였다. 

요약하자면 본편은 완성도만 놓고 보면 카1 미만, 주제만 놓고 보면 카1 이상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