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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프리크가 포켓몬스터 6세대 시스템을 이렇게 짰으면 어땠을까

박 사서 2022. 8. 28. 22:43

※ 일부 포켓몬스터 시리즈 게임들 스포일러가 담겨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이 세상에 대충 만들었어도 되는 게임이 어디 있겠냐 하겠다만 XY는 포켓몬 시리즈 게임들 중에서도 특히나 잘 만들었어야 되는 게임이다. 

포켓몬 시리즈 역사상 최초의 3D 게임인 만큼 집집마다 거기 사는 캐릭터의 방을 하나씩 만들어주고 마을까지 체육관 말고도 관장 집이 따로 있구나 싶게 만드는 등 모든 면에서 이때까지 출시된 그 어떤 버전들보다도 현실적인 연출을 보였어야 되는데 그러질 못한 버전이 XY다. 

 

 

 

아 물론 안 그런 요소도 있음

 

이 역시 한 게임 시리즈가 발전하는 과정이라 해야겠다만 XY 나왔을 때부터 비판받은 요소가 이후 세대에까지 악영향을 끼친 경우가 부지기수다. 

여기선 그런 것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후 세대에까지 계승된 적폐들 말고도 6세대에서만 이랬던 것들 역시 다룰 것이고 6세대에서만 이랬으면 하는 내 개인적인 푸념까지 몇 번 털어놓겠다. 

그럼 시작한다. 

 

 

 

 

 

 

1. 배틀에 나갈 때마다 생기는 또다른 바닥 없이 배틀 시작 

 

6세대 게임들에서도 전작들처럼 무리배틀, 스카이배틀, 그 외 스토리 내 중요한 배틀 정도를 제외한 스토리 내 모든 배틀에 포켓몬이 나올 때마다 그 녀석 주위에 배틀 배경을 닮은 바닥이 둥글게 생기는데 이거 도대체 왜 만든 건지 모르겠다. 

ORAS 창공에서 야생 포켓몬들과 싸울 때 스카이배틀 구현시키기 귀찮아서 이랬나 싶을 지경이다. 

 

 

 

그랬으면 부티크 역시 귀찮아서 ORAS엔 안 넣은 걸지도...

 

6세대 이전 게임들에서야 배틀 배경이 워낙에 흐릿해서 그런 바닥이 필요했다만 6세대 게임들에선 그렇지 않았다. 

그나마 이건 7세대부터 어느 포켓몬이 어떤 배틀에 나가든 안 나오는 중. 

 

 

 

 

 

 

2. 포켓몬이 쓰러질 때 쓰러지는 모션 제일 먼저 출력 

 

이건 나한테만 거슬리는 것일 수도 있는데, 포켓몬이 쓰러지는 모션의 우선도가 어느 버전에서든 엄청 낮은 편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0.5배 기술에 쓰러졌을 때 "효과가 별로인 듯하다", "~ 쓰러졌다" 이 두 마디 먼저 뜬 뒤에야 쓰러지는 모션이 출력된다. 

락블래스트처럼 최소 두 번 때리는 기술에 쓰러질 땐 쓰러지는 모션이 제일 먼저 출력되지만. 

 

덤으로 쓰러지는 모션 자체도 야생 포켓몬이 쓰러지는 것으로 통일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트레이너가 쓰러진 자기 포켓몬을 볼에 넣는다는 것 정도는 직접 보여주지 않아도 아는 데다 결정적으로, 상대의 마지막 포켓몬이 쓰러지는 모션까지 볼에 넣는 것으로 연출하면 패배에 대한 반응을 볼에 넣고서야 보였다는 느낌을 준다. 

 

 

 

 

 

 

3. 타 지방 포켓몬들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유 설명 

 

사실 진작부터 이랬어야 되긴 해왔다. 

특정 NPC가 주는 방식으로든 도감 설명을 바꾸는 방식으로든 타 지방 포켓몬들은 저마다 작품에 나오는 명분을 갖췄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타 지방 야생 포켓몬들만 전설 포켓몬들, 환상 포켓몬들 정도 빼고 다 사파리존에 등장시키던가...

 

 

 

 

 

 

4. 포획에 성공했을 때 경험치 지급하지 않기 

 

이것도 게임을 쉽게 만들면서 넘지 말아야 되는 선을 넘은 것이다. 

물론 포획에 성공한 것도 쓰러뜨린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 것도 작용했겠다만 그렇게 따지면 야생 포켓몬과 싸우다 도망쳐도 경험치를 줘야 된다. 

 

 

 

 

 

 

5. 악당 세력과 싸울 때 멀티배틀 적극 활용 

 

사실 멀티배틀은 나중에 도입된 배틀 시스템들 중 그나마 자주 나오는 편이다.

그래도 아지트에서는 물론 어디서 보스나 간부에게 가는 길을 막는 조무래기들과도 멀티배틀로 잘 안 싸운다. 

송화산에서도 마그마단or아쿠아단 조무래기들과 멀티배틀로 붙을 수 있게 하고 에테르파라다이스 선착장에서도 하우랑 글라디오가 에테르재단 직원 한 명을 다굴하는 것까지 보게 했으면 재밌었을 텐데...

 

 

 

 

 

 

6. 플레어단, 마그마단, 아쿠아단이 주로 쓰는 타입은 각각 불꽃타입, 땅타입, 물타입 

 

왼쪽부터 F, M, A

 

6세대에 등장한 악당 세력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주로 쓰는 포켓몬 타입이 다르단 인상을 준다. 

예컨대 AS의 아쿠아단은 바다를 넓히려 한단 목적에 어울리게 물타입 포켓몬을 주로 쓰는 식이다. 

 

세 조직의 이름 자체도 각각 불꽃타입, 땅타입, 물타입을 주로 쓰겠단 느낌이 세다. 

플레어단과 아쿠아단은 말할 필요도 없고 마그마단도 플레어단과 겹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땅타입을 주로 썼어야 된다. 

그럼에도 이 세 조직 구성원들은 오히려 독, 악타입을 주로 쓰는 모습을 보였다. 

 

마그마단과 아쿠아단은 각각 토중몬과 비구술의 진화체인 아이스크와 비나방을, 플레어단도 화염레오를 각각 조무래기 포켓몬과 간부 포켓몬으로 적극 활용할 수도 있었는데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7. 악당 세력 간부들 이하 각 조무래기의 라인업은 3마리 이하 

 

악당 세력의 간부들 이하 강한 편인 단원들은 3마리로, 강한 편도 약한 편도 아닌 단원들은 2마리로, 무리배틀로 싸우는 단원들은 1마리로 싸웠어야 된다. 

 

 

 

 

 

8. 롤러스케이트로 자전거 대체 

 

 

6세대부터 롤러스케이트가 자전거를 완벽히 대체했어야 된다. 

포켓몬 시리즈의 자전거가 다른 중요한 물건들보다 훨씬 커서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게 비현실적이란 감이 있는데, 이런 찜찜함을 완전히 떨쳐내줄 수 있었던 도구가 롤러스케이트다. 

그런 도구를 처음 선보인 6세대마저 자전거를 썼고, ORAS부턴 롤러스케이트가 아예 안 나오는 중이다. 그저 안습. 

 

 

 

 

 

 

9. 비전머신 주는 사람들을 체육관 관장에 국한 

 

다만 얘는 폭포오르기 가르칠 수 있게 해줬음

 

요즘에야 비전머신을 아예 안 쓰지만 옛날엔 비전머신 없이는 스토리 진행이 안 됐고, 비전머신을 얻는 과정이 진짜 다종다양했다. 

어디서 구했는지도 모르게 라이벌이 주지 않았나, 누군가 잃어버려서 눈보라 휘몰아치는 도로에서(...) 힘들게 찾아야 되지 않았나...

아무튼 옛날엔 왜 비전머신마다 얻는 과정을 다르게 만든 건지 모르겠다. 

어차피 비전머신 없이 포켓몬리그에 입성 못 할 거, 주인공만 포켓몬리그에 도전하려는 게 아닐 거 그냥 관장이 덤으로 주게 하지. 

 

 

 

 

 

 

10. 데봉봄베가 아닌 마그마슈트나 아쿠아슈트 등으로 물 속에 들어갈 수 있게 패치 (ORAS 한정)

 

이번 항목은 특정 버전 스토리 관련 비판에 가깝다. 

ORAS에서 이끼체육관을 깨면 성호가 나타나 마그마단이나 아쿠아단 있는 데까지 가는 데 필요하다며 데봉봄베를 준다.

이게 물안경+산소마스크 같은 느낌인데 수영은 물안경과 산소마스크만 있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영복, 잠수복 이 둘 중 하나까지 갖춰야 제대로 할 수 있다. 그 잠수복으로 쓰일 만했던 설정이 바로 마그마슈트와 아쿠아슈트고. 

ORAS에만 나온 다이버와 해녀도 잠수복을 입은 채 배틀을 걸어온 바 있다. 

주인공이 해저동굴까지 간 마그마단or아쿠아단을 쫒기 직전에 호걸or이연이 나타나 마그마슈트or아쿠아슈트를 줌으로서 스토리 깨며 다이빙을 쓸 수 있게 스토리를 짰어야 된다. 

 

 

 

 

 

 

11. 포켓몬센터를 호텔로 대체 

 

안해민박도 포켓몬센터를 대체했으면 더욱 좋았겠고

 

물론 포켓몬센터도 사회복지법인 소속이어서 이용료 한 푼 안 받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게임을 좀 더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해 호텔이 포켓몬센터를 대체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호텔에서 쉬며 포켓몬들이 회복되면 야숨에서 그러듯 다음 날 아침 되는 식으로. 

특히 XY에선 그 많은 호텔들 중에 돈 받고 포켓몬 회복시켜주는 데가 단 한 군데도 없어 더욱 아쉽다. 

게다가 포켓몬들은 박스에 넣기만 해도 자동으로 회복된다. 

 

 

 

 

 

 

12. 모자는 남캐에게만 

 

뜬금없긴 한데 얘들 각각 메가링이랑 메가뱅글 어떻게 찼을까

 

6세대에서만큼은 모자를 남캐만 쓸 수 있게 했어야 된다. 바꿔 말하자면 6세대 여캐들에게도 머리에 뭔가를 씌울 필요가 없었다. 

XY에서 원피스를 여캐만 입을 수 있게 한 만큼 모자도 남캐만 쓸 수 있었어야 형평성에 맞는 데다 봄이 머리에 묶은 손수건도 봄이 자신과 안 어울린다. 

그렇다고 세레나는 또 모자빨이냐면 그것도 아니다. 

 

 

 

 

 

 

13. 육안으로 보이는 모든 도구를 반짝임 처리 

 

옛날에야 기술력의 한계 때문에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모든 도구들을 몬스터볼 형태로 보이게 할 수밖에 없었다만 왜 요즘에도 육안으로 보이는 도구들을 다 몬스터볼처럼 디자인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떨어져 있는 데를 메가스톤처럼 빛내도 됐을 텐데...

 

 

 

 

 

 

14. ID 추첨센터서 학습장치와 행복의알 지급 

 

정확히 말하자면 ID 추첨센터서 주는 상품 라인업을 이렇게 짰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행복의알 추첨번호와 포켓몬의 ID의 맨 뒷자리수가 일치할 경우
학습장치 추첨번호와 포켓몬의 ID가 뒤에서 두자릿수가 일치할 경우
포인트업 추첨번호와 포켓몬의 ID가 뒤에서 세자릿수가 일치할 경우
포인트맥스 추첨번호와 포켓몬의 ID가 뒤에서 네자릿수가 일치할 경우
마스터볼 추첨번호와 포켓몬의 ID가 전부 일치할 경우

 

학습장치 자체도 6세대 이전처럼 상대 포켓몬을 쓰러뜨린 녀석과 지닌 녀석만 경험치를 나눠먹게 했어야 되고. 

 

 

 

 

 

 

15. 택시를 버스로, 공중날기를 택시로 

 

SWSH에 도입된 공중날기택시

 

어차피 택시는 미르시티를 절대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공중날기를 배운 포켓몬은 칼로스지방 어느 곳으로든 갈 수 있으니까 미르시티의 택시는 버스로 나왔어야 되고 공중날기는 스토리에서 주인공 혼자 단독으로 못 쓰는 대신 공중날기를 배운 포켓몬으로 택시 모는 NPC로 대체됐어야 한다. 

물론 오루알사에서도 그랬어야 되고. 

그나마 SWSH에 공중날기택시가 도입되긴 했다만, 그거 쓰는 데도 돈을 안 낸다. 택시답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