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

탭탑, 클저, 포켓몬 시리즈, 터닝메카드 세계관에 대한 평가

박 사서 2022. 12. 28. 17:55

 

이미 까긴 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이 네 작품을 정식으로 평가하겠다. 

과장된 부분도, 예전에 쓴 글로는 다뤘는데 여기선 다루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점 양해 바란다. 

 

언제 또 이런 식으로 특정 작품을 평가해볼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만 이제부턴 해당 작품의 소재, 비주얼, 스토리, 디테일, 팔거리를 모두 따로 다룰 것이다. 

소재는 해당 세계관 역사상 최초의 에피소드서 제시된 것을, 

비주얼은 캐릭터의 외모와 브금의 완성도 등을, 

팔거리는 스토리 이외에 파고들 요소가 얼마나 좋은지보다 얼마나 풍부한지를 놓고 평가하겠다. 

스토리와 디테일은 속편이 있는 경우 속편 것까지 종합해서 평가할 것이다. 

 

점수 자체는 내 영화 리뷰서 별점제로 매긴 대로 매기겠다. 

찾아보기 쉽게 각 작품 평가를 모두 접은글로 만들었으니까 PC버전으로 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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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블캐들 중 한 명인 벨은 내가 지금까지 봐온 캐릭터들 중 제일 예쁘지만 디자인을 우려먹은 캐릭터들도 많아서 비주얼 점수까지 깎았다. 

나머지 플블캐들 이야기를 안 다룬 채 2파트로 넘어간 것도, 제이가 양부 도밍고를 아빠라 여긴다는 설정이 그 2파트에서 생부를 찾는 서사로 와전된 것도, 바로 이것 때문에 작품 자체가 배드엔딩으로 끝난 것도 최악이다. 

엄연히 한 편인 스토리 자체를 각자 열두 에피소드로 구성된 2부로 나눈 것 자체도 괘씸하고. 

 

메인 스토리 외에 파고들 요소도 디맥 콜라보 스토리를 제외하면 전부 빈약하기 짝이 없다. 

물론 어드벤처 모드도 엔드 컨텐츠에 속한다만 그걸 깨서 곡을 해금할 바엔 차라리 검색해서 찾아듣는 게 훨씬 나을 정도로 노잼이다. 

플블캐들 모두에게 노래를 따로 만들어준 것도 아니고 수록곡들을 특정 속성인 캐릭터들로만 플레이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마당에 특정 속성 플블캐들로만 구성된 그룹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특정 플블캐들을 어느 정도 키우면 보여주는 그룹 스토리마저 너무 소소한 내용들 일색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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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아니 게임의 근간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위상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참신한 설정이다. 

일단 위상력에 각성한 위상능력자들과 차원종들은 위상력으로 싸우면서 위상력이 담기지 않은 공격을 전부 막아낸다. 위상관통탄이랑 차원압력 정도 빼고. 

물론 무기에 부착된 위상력 억제기에 제압될 수도 있겠다. 위상력 억제기 달린 무기로 싸우는 캐릭터를 안 만들어서 그렇지. 

그 위상력 억제기로 제작된 위상력 억제수갑처럼 아예 못 싸우게 하진 않지만 위상능력자의 범죄를 막기 위해 민간인에겐 물론 유니온의 일부 요원들에게까지 채우는 위상력 리미터, 위상력에 각성하면 머리칼 색이 바뀐다는 설정, 플블캐들 같이 강캐인 위상능력자들의 옷을 위상섬유로 만든단 설정까지 따로 만들었다. 

위상능력자들이 칼 같은 무기로도 싸울 수 있는 이유는 물론 그렇게 싸우고도 위상능력자들 옷이 멀쩡한 이유까지(!!) 충분히 설명한 셈. 

 

사실 브금, 스킬, 캐릭터도 나름 잘 만들어오긴 했다. 

곧 보겠다만 캐디로도 설정 반영을 대충 해서 그렇지 캐릭터 자체를 빻진 않았다. 

그냥 별로인 거라면 일부 플블캐들의 패션 정도인데 이것도 승급으로 어느 정도 만회했다. 

각 플블캐의 스킬들도 화려하고. 

시궁쥐 팀을 출시했을 즈음엔 검은양 팀의 플블캐들, 나타, 레비아, 하피에게까지 주제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스토리 이외에 팔거리들은 플레인 게이트 정도 빼고 다 부실한 편. 

대전 등은 스토리와 너무 동떨어진 컨텐츠라 논외고 코스튬의 경우 구하는 방법이 통돌이로 악명높다. 

늑대개 팀이 처리부대는 아니게 만들고도 승급에 대원이란 표현을 쓴 시점서 고평가받긴 물건너갔지만 스토리 밀다 쉬어가는 차원으로 낸 지역들도 티어메트 대책실 삭제&고룡 유적지 업뎃으로 개판났다. 

 

물론 이제부터 볼 것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진짜 새 발의 피도 못 된다. 

배경인 2020년은 먼 미래도, 게임 자체가 나왔을 때도, 그 이전도 아니다. 

제이까지 물공캐로 만들어가면서 서유리와 바이올렛을 하브캐로 만들었고 김가면처럼 외국 출신도 위상능력자도 아니면서 머리칼 색깔이 검은색 계열이 아닌 NPC까지 몇 명이나 만들었다. 

물론 이런 게임에도 염색한 NPC가 나올 순 있다만 그 첫번째가 다른 사람도 아닌 김가면이다. 

작품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설정 생각조차 안 하면서 NPC를 그린 셈. 

전투요원 NPC들 중 정식요원복이나 특수요원복을 입은 사람은 아예 없고 유니온 소속 NPC들 중 그 유니온이라 적힌 자켓을 입는 사람도 박심현 등 감찰국 소속밖에 없다. 

게다가 에피소드의 약자까지 앞에 붙인 각 메인퀘를 몇 시즌으로만 나누더니 시즌3까지를 1부라 명명했다. 

메인퀘들을 에피소드 대우해놓고 각 에피소드 이름이 시즌n이란 것 자체도 충분히 해괴한 마당에 검은양 팀이 말렉 잡는 이야기부터 아스타로트 잡는 이야기까지가 검은양 시즌1이란 에피소드라고

이건 개발사가 자기 게임 스토리의 에피소드를 에피소드 취급하지도 않는 수준이다. 

 

팬들이 그렇게 치켜세운 스토리도 평행세계와 유니온 억까로 점철된지 오래다. 

다른 플블캐들을 그나마 많이 보여주는 편인 각 훈결프 스토리도 다른 플블캐 시점으로 볼 수 없을 지경이고 유니온 요원들 숙청하기 위해 만든 대위상 안드로이드, 위상능력자인 죄수들 중 일부를 인간전지로 쓰거나 벌처스에 넘겨 학대당하게 만든 교도소들 등등 세계관 내 구린 설정들을 전부 유니온에 몰아줬다. 

그것도 시즌2를 끝내기 전에. 

특히 지고의 원반을 연구하다 폭주시켜서 차원전쟁 나는 데 엄청난 영향을 끼친 집단이 초기의 유니온이란(...) 억까의 극치다. 

시즌2 이후는 이 중 단 하나도 바로잡지 않고 낸 것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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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은 뭐...워낙 유명하니까 소재까지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다. 

국제경찰 같은 공권력만 좀 더 상세히 묘사했으면 독보적으로 참신했을 거다. 

 

HGSS 땐 로켓단에게 점령당한 라디오탑 브금을 로켓단 조무래기가 주인공과 배틀하기 직전에 재생되는 것으로(...) 퉁치기도 했지만 잘 만들어온 브금과 달리 캐디는 들쑥날쑥한 편이다. 

스바의 여자 플블캐는 설정상 어리단 걸 감안해도 남자 같을 정도고 포켓몬들 중에도 디자인 못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진화하면서 양팔과 양다리에 웬 쇳덩이를 달은 성원숭도, 그저 톱니바퀴와 고리만 돌리는 기기어르인 기기기어르도 그렇다. 

러브로스처럼 애초에 리메이크를 희생시켰단 느낌이 강한 작품서 데뷔한 녀석들도 있고. 

 

멀티배틀 등 배틀 룰 활용도 못해온 편이다. 

특히 로테이션배틀은 대체 왜 만든 건가 싶을 정도. 

B2W2에선 로테이션배틀이나 트리플배틀을 지향하는 찰스가 물풍경도개교 앞을 대놓고 막게 해서 유저들더러 세 마리 이상 잡길 강요하기도 했다. 

스카이배틀 역시 ORAS의 테오키스전 연출에 안 쓰였다. 

 

스토리에 전혀 녹아들지 못한 조역들도 몇 명 있고 포켓몬리그와 체육관 못지않게 중요한 악당 아지트도 그리 잘 만들어왔다고는 못 한다. 

플라드리 레버러토리처럼 이름부터 이상한 데도 있고 5세대부터 플라스마프리깃 내부에 침실이랑 식당까지 두는 등 나름 신경쓰긴 해왔다만 그 병사식당마저 W2에서만 볼 수 있다. 

그 W2도 일반 침실 6군데, 병사식당 1군데, 의무실 1군데로 플라스마프리깃 지하1층을 구성하고 의사 트레이너도 그 의무실에서 나오게 했으면 좋았겠단 아쉬움을 남겼다. 

 

6세대 때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것들 얘기는 길게 할 필요도 없다. 

XY부턴 포획 시 경험치 지급 및 학습장치 상향 등으로 육성 난이도를 너무 낮췄고 다른 버전도 아닌 ORAS에서만 XY 때 도입한 커스터마이징을 없앤 데다 SM부터는 스토리 내 트레이너가 주인공에게 지고도 몇 초 동안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걸 보게 했다. 

게임프리크도 성장하는 과정서 참 많은 과오를 저지른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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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저 소재만큼은 아니지만 터닝메카드의 소재도 참신한 편이다. 

메인 빌런인 블랙미러가 세계정복을 노린다는 대목에서부터 식상해보일 수도 있고, 인공들의 아들 세대인 데미안 일행이 자기들 태어나기 전 시간대로 왔다는 W 소재도 거슬리지만 블랙미러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나라 블루랜드, 레드홀이 있고 작품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메카니멀 배틀은 펼치려는 즉시 트라이포스로 소환됨과 동시에 메카니멀들이 거대해진다. 

이긴 사람이 진 사람 메카니멀을 뺏을 수도 안 뺏을 수도 있는 등 배틀 관련 설정도 탄탄한 편이고. 

 

작화는 오히려 W에 들어 훨씬 좋아졌다. 

점보 메카니멀들 중 네오만 색깔이 바뀐 게 너무 아쉽다만 기존 메카니멀들 거의 다 W서 훨씬 예뻐졌다. 

W에 등장한 신형 메카니멀들도 예쁘고. 

동시대에 초딩을 타겟팅한 타 국산 애니 캐릭터들과 터닝메카드 캐릭터들을 번갈아보면 터닝메카드가 작화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스토리 이외에 팔거리는 메카니멀들과 어빌리티 카드 정도밖에 없다. 

물론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포켓몬처럼 노래나 브금으로 어필하는 작품도 아닌 데다 드릴 어택과 크리티컬 어택처럼 이름만 다르지 특정 어빌리티와 거의 같은 기술도 있다.

 

사실 무인편도 마냥 잘 만든 작품은 아니다. 

찬의 아빠를 끝까지 미스터K(...)라 부르는 등 주요 등장인물 이름에 외래어를 남발했단 감도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적인 전력으로 활약한 찬과 이소벨과 리안에 비해 블랙미러의 주요 전력이었던 캐릭터들은 거의 다 반다인 이하 도깨비단. 

그때만 해도 찬의 아빠에게 거물 자리를 내준(?) 반다인에게 메가슈터까지 몰아주기도 했다. 

두 캐릭터가 1VS1로 붙는데도 각자 두 대씩 내보내거나 옆에 있는 동료가 같이 싸우지 않는 전개도, 세 대 상대로 두 대 내보내거나 한 대가 여러 대 상대로 무쌍 찍는 전개도 무인편에서부터 보인 것이다. 

포켓몬에도 한 마리가 다섯 마리 상대로 무쌍 찍는 배틀 방식이 있지만 그렇게 싸울 땐 유저한테 한 마리만 있을 수라도 있지 메카니멀 여러 대를 한 대로 상대한 캐릭터들과 세 대를 두 대로 상대한 캐릭터들에겐 내보낼 수 있는 메카니멀이 최소한 한 대 이상 더 있었다. 

 

아무튼 이런 전개 때문에 터닝메카드 세계관의 비중 배분은 진작부터 엉망이 됐다. 

W가 트라이포스에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잘 사는 일만 남은 다비 남매를 다시 등장시키기까지 해서 유독 돋보일 뿐이지. 

결국 찬, 이소벨, 반다인, 이 셋의 메카니멀들 몇몇을 제외한 조역들 모두의 설자리가 W에 이르러 급격히 좁아졌고, 시즌2가 그 정점을 찍어버렸다. 

시작부터 기존 메카니멀들을 죄다 방생해서(!!) 이들을 다 출연시키지 않을 명분을 날려버린 데다 점보 메카니멀들은 물론 그리폰과 스핑크스도 안 썼다. 

이보다 앞서 블랙미러의 부활과 세계관을 공유한단 전제를 깔더니 디스크캐논까지 나로에게 잠깐 헌납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탈탈 털려놓고 데미안 일행에게 빌린 미래 메카니멀들을 주력으로 썼으니...

닥터X 쪽 캐릭터들 비중배분은 더 못했다. 

로키를 쳐낸 시점서 거의 끝났지만 나중엔 마리들까지 부숴가면서 켄타스콘을 터닝메카드 역사에 길이 남을 적폐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닥터X가 메카니멀들 모두의 힘으로 세계를 정복한다는 서사까지 망쳐버린 것. 

애초에 닥터X 이전의 메인 빌런들 모두 메카니멀들을 배틀에 내놓는 정도로만 쓰지 않았다. 

그를 조종하는 데 실패하긴 했으나 기존 메카니멀 30대로 최강의 메카니멀 메가드래곤을 깨운 블랙미러, 카이온으로 윙라이온을 무사히 풀파워로 만든 데미안을 떠올려보자. 

메가드래곤이라도 슈터로 개조시키려던 순간에 납치했어야 된단 생각이, 시즌2도 터닝메카드 M이라 명명했어야 된단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